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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모락모락…‘모야모야병’의 원인과 주요 증상은?

소아 뇌졸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모야모야병’이 있다. 아이가 두통을 호소하거나, 숨을 빠르게 쉴 때 말이 어눌해지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면 모야모야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모야모야병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연기처럼 보이는 혈관…환자 수 점점 늘어나모야모야병은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안쪽 목동맥 벽 안쪽이 서서히 좁아져서 막히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모야모야’는 일본말로 뇌혈관조영술에서 뇌기저부의 비정상적인 이상 혈관이 마치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양보다는 동양, 특히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모야모야병 진료 환자는 매년 약 1,000여 명씩 늘어나 2020년에는 13,722명의 환자 수를 기록했다.모야모야병 환자의 절반은 10세 이하의 어린이이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8~10% 정도이다. 모야모야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 전구세포(endothelial progenitor cell, epc)’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서울대어린이병원 연구팀에서는 혈관내피 전구세포에 기능이상이 생기는 이유가 raldh2(retinaldehyde dehydrogenase 2)라는 유전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모야모야병 환아와 정상인에게서 말초혈액을 채혈해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군의 혈관내피전구세포는 기능이 저하된 반면, 정상 대조군은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이 때 환자군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raldh2 유전자가 4.2배 적게 발현되었다. 반면, 정상 대조군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raldh2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켰더니 환자군의 혈관내피전구세포와 비슷한 기능 이상이 유발됐다. raldh2 유전자는 비타민 a의 파생물질인 레티노익산의 생체 합성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모야모야병의 원인 유전자와 치료 약제를 발견하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발병 시기에 따라 증상의 특성 달라모야모야병의 증상은 일과성 뇌 허혈 발작, 뇌경색, 간질, 두통, 출혈 등으로 나타나는데, 연령군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소아의 경우에는 뇌 허혈에 의한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특히 3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는 병의 진행이 빠르고 뇌경색이 많이 발생한다.아이가 잦은 두통을 호소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뇌 허혈성 증상은 심한 운동을 하거나 심하게 울 때, 리코더나 하모니카를 부는 등 과호흡을 할 때 자주 발생한다. 이때 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전신 발작, 말을 잘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지훈 과장(삼육서울병원)은 “울고 나면 몸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심하게 받는 동시에 팔·다리가 저리고,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팔 쪽에 주로 힘이 빠지는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모야모야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가 두통을 자주 호소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뇌 허혈 증상이 반복되면 뇌 위축이 유발되고, 뇌경색으로 악화되어 심각한 지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에게는 주로 뇌출혈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의식 저하나 두통, 운동 마비, 언어 장애 등을 보인다. 2000년 대한신경과학회지에 발표된 ‘성인 모야모야병: 임상 양상과 예후’ 논문에 의하면, “소아에 비해 성인은 뇌실내출혈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뇌실내출혈은 정상적으로 뇌척수액이 차 있는 뇌실내로 출혈이 생기는 것으로, 사망률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뇌 혈류 개선하는 치료 받아야, 초기 치료가 중요해모야모야병은 병 자체를 치료할 수는 없지만, 수술을 통해 부족한 뇌 혈류를 개선하면 뇌 허혈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고 뇌경색, 뇌출혈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07년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된 서울의대 신경외과의 ‘모야모야의 최신지견’ 논문에서는 “적절한 수술적 치료 시 80% 이상에서 추가적인 신경학적 결손 없이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의 소실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아의 경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비가역적인 뇌경색으로의 진행을 막아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과 지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이지훈 과장(삼육서울병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