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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기능 좋으면 혈당 뚝↓… ‘이 질환’도 예방 돼

씹기운동이란 악관절과 얼굴 근육을 움직여 위 아래 치아가 맞물리게 하는 저작운동을 가리킨다. 저작운동은 음식을 꼭꼭 씹어 소화가 잘 되게 할 뿐 아니라 치아 건강에서 나아가 사람의 뇌를 비롯한 전신 건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동작이다.

 저작기능이 좋으면 당뇨병과 치매 등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씹을수록 건강해지는 까닭침에는 탄수화물을 맥아당으로 전환시키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있다. 물론 침에는 아밀라아제뿐 아니라 뮤신, 노화 방지 호르몬으로 알려진 파로틴도 있고, 면역글로부린, 락토페린(항바이러스·항균성 물질), 라이소자임(항균성 효소)과 페록시다아제(과산화효소) 같은 항균 물질과 항산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저작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져 뇌로 통하는 피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산소 공급 역시 원활해져 뇌가 활성화되고, 노인들의 치매 예방은 물론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정신적, 신체적 발육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치과질환뿐만 아니라 암, 비만, 당뇨병, 골다공증 등에서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잘 씹어야 혈당 떨어져...당뇨병 관리에 도움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저작운동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국 버팔로대(university at buffalo school)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저작기능과 혈당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 연구 결과, 저작기능이 좋은 당뇨병 환자가 저작기능이 떨어지는 당뇨병 환자보다 혈당 수치가 더 낮게 나왔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거의 5억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이들 중 최소 90%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저작기능이 혈당 관리에 중요한 요소임을 입증했다.미국 버팔로대 치과대(university at buffalo school of dental medicine) 메멧 에스칸(mehmet a. eskan) 교수는 소급 연구를 통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치료한 당뇨병 환자 94명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저작기능이 좋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혈당을 비교·분석했다. 첫 번째 그룹은 치아 수가 충분하고 음식을 잘 씹을 수 있는 환자들로, 이 그룹의 혈당 수치는 7.48 이었다. 두 번째 그룹은 치아가 일부 혹은 전부 없어서 잘 씹어 먹을 수 없는 환자들이었다. 이 그룹의 혈당 수치는 9.42로 첫 그룹보다 거의 2%가 더 높았다. 연구팀은 "저작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음식 인슐린 분비가 적어져 혈당이 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섬유질은 대부분 적절한 음식을 씹어야 얻을 수 있다. 또한 저작운동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장의 반응과 포만감을 촉진시키는 시상하부를 자극한다, 포만감이 커지면 더 적은 음식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적게 먹으면 당뇨병 발병의 주요 위험요소인 과체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이 떨어진 그룹은 치주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도 높았다. 에스칸 교수가 소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수치가 1% 증가하면 심혈관 또는 허혈성 심장 질환 사망률이 40% 증가했다. 다른 합병증에는 신장질환, 눈 손상, 신경병증 등이 있다. 한편,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잇몸병 발병률이 높은 만큼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평소 잇몸 관리를 열심히 해서 저작기능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잘 씹지 못하는 노인, 치매 위험 높아저작기능이 떨어지면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노인에서도 질병, 특히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저작능력이 저하되면 뇌의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줄어든다. 음식물이 잘게 쪼개지지 않아 영양소가 체내에 잘 흡수되지 못하고, 잇몸 등으로 들어간 음식물이 썩어 만성 치주염 등을 일으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준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차재국?박진영?고경아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치아 상실과 치매 발생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와 같은 내용을 밝혔다. 치아 수가 적으면 음식을 먹을 때 쓰이는 부위가 적어져 뇌로 전달되는 정보가 줄어들고, 저작력이 감소해 뇌의 혈류량이 줄어든다. 또한 영양 섭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뇌에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준다. 저작이 잘되면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전두엽피질에서 대뇌혈류산소 수준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재국 교수는 “노화에 따라 자연 소실, 발치 등으로 치아를 잃기 쉽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음식을 잘 씹지 못하게 된다”라며 “저작능력의 저하와 치매 발병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임플란트와 보철 치료로 저작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