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함께 불현듯 찾아오는 치매는 뇌에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이다. 한번 발병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일상생활을 하는 능력을 잃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주는 질환이기도 하다.
치매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조기진단과 예방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때문에,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하는 행동 중 하나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루 2시간 동안 인터넷 사용, 치매 예방해지난 3일 미국 뉴욕 대학교(new york university) 공중보건의학 연구진은 학술지 '미국 노인의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꾸준하고 '적당한' 인터넷 사용이 노령층의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꾸준히 인터넷을 사용하면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절반 가까이 낮다. 연구진은 치매 진단을 받지 않고, 인지 기능이 건강한 50~69.4세 미국 중장년층 1만 8,154명을 평균 7.9년에서 최대 17.1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 끝 무렵에 참가자 중 4.68%가 치매를 진단받았는데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인터넷 사용 시간과 치매 발병 시기를 각각 분석 및 조사했다. 분석 결과 성별, 인종, 학력에 상관없이 하루에 10분에서 2시간가량 인터넷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치매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터넷 비사용자와 비교해서 약 43% 낮았다. 연구진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등 뇌를 자극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라고 말하며, "인터넷에서 매일 새로운 것으로 접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전체적인 과정이 뇌를 자극하고 인지 건강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속 사회활동이 인지 기능 개선 도와아울러, 인터넷에서 타인과 정보를 주고받는 등의 행위가 사회활동이 적은 노년층의 사회적 고리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데, 타인과의 사회적 소통이 우울감과 외로움을 해소시켜주며 인지 기능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노년기에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가 낮아지고,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하루 2시간 이상의 과도한 인터넷 사용은 오히려 인지 기능에 좋지 않다. 인터넷 사용 중 접할 수 있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나 우울한 소식을 너무 자주 접하면 노화를 안 좋게 인식하고, 자존감이 낮아질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원인이다. 이 밖에도, 장시간의 인터넷 사용으로 신체적 활동이 낮아지면 운동량이 부족해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연구진은 "적당한 인터넷 사용이 노년층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지만, 과도한 사용은 건강을 해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