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이번에는 두통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한 것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두통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증상입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흔히 쓰는 관용구로 “골치가 아프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 두통이란?대부분의 두통 관련 통계에서,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두통을 경험할 확률은 90~100%이며, 1년 동안 두통을 경험할 확률은 50%나 된다고 합니다. 두통은 진단명이 아니라 증상의 명칭이며,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머리에 발생하는 통증을 우리는 두통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우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물론 “국제두통질환분류”라는 훌륭한 기준점이 있지만, 이것을 실제 환자에게 잘 적용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다소 어렵습니다.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은 뇌 mri를 촬영해야 하는 등 두통에 대해 필요한 검사가 간단치는 않은 점도 정확한 진단을 어렵게 하는 원인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통계에서 두통의 원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입니다. 통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 두통 관련 질환 중 긴장형 두통이 65~70%, 편두통이 16~1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대략 두통의 90%는 이 두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편두통의 경우는 증상이 심할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요소가 많아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있습니다. 또한 효과가 좋은 약들도 많이 나와있어 정확히 진단만 한다면 두통 발생시 치료도 용이하고, 예방법도 어느 정도 확립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긴장형 두통의 경우 어떠한 기전으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아직 밝히지 못한 사실이 많고,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국제두통질환분류’에서의 정의와 구분 역시 다소 모호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전체 두통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긴장형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병원마다 진단명이 다르게 나오고, 그에 따른 처치도 다르다 보니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마지막 방법으로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을 시도하다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즉, 긴장형 두통 환자는 과하게 표현하자면 그냥 '방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20여년 동안 신경과 외래 진료를 하였는데, 제가 만난 외래 환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증상이 두통입니다. 오랫동안 환자들의 병력 청취를 자세하게 하고 각 환자에 맞는 치료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두통이 약하게 가끔 발생하고 약국에서 파는 일반 진통제로 잘 치료가 되는 사람은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됩니다. 단, 두통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일반약으로 치료가 되지 않거나, 주 2회 이상의 빈도로 꾸준히 생긴다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편두통의 경우, 환자의 두통 양상에 잘 맞지 않는 약을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처방한 편두통 약을 정확한 타이밍에 먹었다면, 30~60분 후 두통이 사라져야 합니다. ● 긴장형 두통의 경우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한 바, 하나의 질병이라기 보다는 질환군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뇌 mri를 찍어도 정상이긴 하지만,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들어보면 유발 및 악화요인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개선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전체는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습니다.웹 검색을 해 보면 두통에 대해 정말 많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실에서 약간 동떨어져 있는 학술적인 내용이거나, 과학적인 관점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굳이 종합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 통증약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는 두통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분들을 위해 다음 편에서는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